서평
‘무지개를 풀며’는 1998년에 출판된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다. 많은 도킨스의 책들이 생물의 진화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과 달리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좀 다르다. 전반부에서 도킨스는 과학을 통해서도 경이로움과 낭만을 느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후 신비주의와 나쁜 시적 과학을 비판하며 스티븐 제이 굴드를 언급하고, 유전자와 진화에 대한 에세이로 책을 마무리한다.
책의 제목인 ‘무지개를 풀며’는 뉴턴이 무지개를 프리즘의 색으로 환원시켜 무지개의 시상이 사라졌다고 생각한 영국 시인 존 키츠의 시에서 차용하였다. 존 키츠가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는 과학이 자연의 비밀을 밝혀내어 신비로움을 없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나, 인문학적 지식에 대한 무지는 수치로 생각하면서 과학에 대한 무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킨스는 이들을 비판하며 과학이 어떻게 상상력을 넓히고 세상을 더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지 설명한다.
리처드 파인만도 화가 친구와의 대화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다. 과학자는 꽃을 보면 뜯어 분석해버려 엉망을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파인만도 도킨스처럼 과학 지식이 자연에 대한 경이감을 더해준다고 말한다. 꽃은 곤충을 끌어들이기 위해 진화했기에, 꽃을 보면서 곤충도 색을 알아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고, 곤충들도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들의 반과학적 태도는 여러 측면에서 유해하다. 과학기술이 보편화된 현대 사회에서 이러한 반과학적 태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불가능하게 하며, 과학자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소통이 힘들어진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하는 것이 대중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도 일반인들에게 과학을 풀어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과학자와 일반 대중 사이의 애매한 경계에 서 있다. 각종 유사과학을 접하며 비웃고 넘기기보다는, 이들이 왜 잘못되었는가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LIGO의 중력파 실험과 같은 과학계 소식들을 전하는 식으로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면 이러한 반과학적 분위기를 타파하는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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