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06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 철회를 요구한다

2017년 8월 24일, 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박성진 교수(이하 후보자)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지명되었다. 자유사상 연합 동아리 Freethinkers는 현대 과학의 근간을 부정하고 극단적인 반지성주의를 지지했던 박 후보자의 행적에 아래와 같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즉각적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청와대에 요구한다.

후보자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 및 국제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고, 장관 지명 이후 논란이 되자 8월 24일 해당 직위에서 사임하였다[1]. 한국창조과학회는 ▲생물이 신에 의해 만고불변하게 창조되었다거나, ▲그랜드 캐니언과 같은 거대한 지질 구조가 성경에 등장하는 노아의 홍수에 의해 단번에 형성되었다거나, ▲지구의 역사는 수천 년에 불과하다는 믿음 등에 '과학적 근거가 있다' 는 허위 주장을 일삼는 단체이다[2][3][4][5]. 이 단체는 자신들의 주장을 '창조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광고•교육하며, 마치 그 또한 과학의 한 갈래인 양 대중과 학생을 우롱하고 기만해 왔다[6][7][8][9][10]. 이는 생물학과 물리학을 비롯한 현대 과학 전반을 근거 없이 왜곡하고 부정하는 동시에, 사회의 이성과 상식을 마비시키는 행위이다.

청와대는 후보자의 이러한 전력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후보자의 신앙과 종교 활동은 검증 대상이 아니라고 대응했다[11][12]. 그러나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창조과학은 과학을 참칭하고 오염시키며 교육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운동으로, 일반적인 종교 활동이라고 볼 수 없다. 다시 말해 창조과학은 종교와 과학의 구분을 무시하고 그 경계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대표적인 사이비 과학이자 반지성주의 운동이라 하겠다. 우리는 이에 관한 후보자의 전력을 단순히 종교 활동으로 치부하고 성급히 장관 지명을 진행한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개탄한다.

또한, 후보자는 2007년 6월 "이 사회에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 언론, 법률, 기업, 행정, 정치 등 모든 분야에 성경적 창조론으로 무장된 사람들의 배치가 필요"하다고 연설한 바 있다[13]. 뿐만 아니라, 2016년 5월 '아시아창조학술대회'라는 모임에서는 발표자료를 통해 "창조과학이 공학기술 상업화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유지될 수 있다", "창조과학은 창조공학을 통해 인간의 삶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창조과학을 신봉하는 평신도의 숫자를 늘릴 수 있으며 창조론을 재정적으로 뒷받침 해 지속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14].

이러한 후보자의 발언과 전력을 고려할 때, 우리는 후보자가 특정 세력과 이념을 위해 국가 권력을 무분별하게 오용•남용할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교육과 경험을 통해 국가 권력이 원래의 목적과 다르게 쓰일 때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생생히 목격해 왔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장관 인선에 반대한다. 창조과학이라는 왜곡과 기만에 앞장서 자신의 그릇된 신념을 사회 전반에 퍼트리고 이를 행정적,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의도를 가진 자가 어찌 국민과 국가에 온전히 봉사할 수 있고, 어찌 한 부처를 대표하여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겠는가? 어찌 국민이 이러한 자에게 국가 중소벤처기업의 미래를 믿고 맡길 수 있겠는가?

이에 우리는 이번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에 심각한 우려와 반대를 표하며, 즉각적인 후보자 지명 철회를 청와대에 요구한다.

자유사상 연합 동아리 Freethinkers


Reference
[1] 박성진, 2013, “ICC (International Conference on Creationism) 소개”, 한국창조과학회. Retrieved from https://goo.gl/G1uwHx (저장된 페이지: 후보자 논란 이후 원문 삭제됨) https://goo.gl/HGWeRs(페이지 캡쳐 링크)
[2] 한윤봉, 2017, “회장인사말”, 한국창조과학회. Retrieved fromhttp://www.creation.or.kr/intro/Index.asp
[3] “사역안내”, 한국창조과학회. Retrieved fromhttp://www.creation.or.kr/intro/works.asp
[4] “한국창조과학회는”, 한국창조과학회. Retrieved fromhttp://www.creation.or.kr/intro/Index.asp
[5] “ACT에 대하여”, 창조과학선교회(한국창조과학회 LA지부), Retrieved from http://www.hisark.com/about-act/act에-대하여/
[6] 이은일,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창조과학회. Retrieved fromhttps://goo.gl/hK2Bz3
[7] 2015, “착한 과학 연구소”,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 Retrieved from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isori&id=907
[8] scattrev, 2015, “창조론이 '착한과학'으로 이름을 바꾸니까 교육청이 속아넘어가네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iological Research Information Center, BRIC). Retrieved from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isori&id=876
[9] 스꿩크, 2015, “착한과학?창조과학!”, 네이버 블로그. Retrieved fromhttps://goo.gl/jCohSy
[10] 뉴로SUM, 2015, “착한과학이라는 이름으로의 위장”, 네이버 블로그. Retrieved from https://goo.gl/rm7aZ2
[11] 조소영, 2017, “靑 "신앙은 검증대상 아냐"…박성진 '창조과학' 신봉 논란 일축”, 뉴스1. Retrieved from http://news1.kr/articles/?3083351
[12] 최경민, 2017, “靑 "박성진 창조과학회 활동 알았다…종교는 검증대상 아냐"”, 머니투데이. Retrieved from https://goo.gl/ajUxdR
[13] 오원석, 2017, “‘창조론’ 박성진 후보, 과거엔… “모든 분야에 창조론 사람 배치””, 중앙일보. Retrieved from http://news.joins.com/article/21876436
[14] 고정호, 2017, “박성진 “창조과학, 창조공학 통해 인간의 삶으로 들어가야”발언 논란”, 아시아경제. Retrieved from https://goo.gl/EYQHBh

댓글 없음:

댓글 쓰기